따스한 봄 산소를 밀고
연두빛 새순들을 차창으로 날리며
도착한 나의 고향
장끼와 참새와 까치들이
다투어 반기고
새순들이 나폴거리며 반겼다
수줍은 할미꽃과
초롱초롱한 새싹들과
누렁이의 우렁찬 반김은
고향 산야에 울려 퍼지고
일제히 일어서는 아련한 추억이랄까
이제 희미한 어린시절이 다가오려 했지만
무차별로 개발되어 전원주택과
창고와 공장들이 밭과 논을 잠식해
조금은 낯설다
도깨비놀고 귀신들이 놀던 들과 산은 이제
난 개발로 저 먼곳으로 사라졌다
어머니는 그저 말이 없으시고
한켠의 할미꽃이 밀어올린 봉오리만 애처롭다
지난해 홍수에 떠 내려간 절벽이 벼랑에 걸려 있고
다투어 올라 오는 잡초만 싱그럽다
묘지기 향나무가 그늘을 주던 임무를 망각하고
옆으로 누운 채 누렇게 변해 있다
향나무 2세를 한 켠에 심어
그늘 밑에서 맞던 실바람을 불러야 한다고 다짐도 해 볼때
영산홍 봉오리가 막 터지려 입술을 깨물고 있다
한눈에 마을은 눈안으로 들어와도
왠지 낯던 고향
친구들도 추억도 이제 없는 고향
그래도 흙내음은 그대로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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