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시

처음 안 일 - 박두순

by 최다원 2022. 5. 23.

처음 안 일 - 박두순

 

 

 

지하철 보도 계단 맨바닥에

손 내밀고 엎드린

거지 아저씨 손이 텅 비어 있었다.

비 오는 날에도 빗방울 하나 움켜쥐지 못한

나뭇잎들의 손처럼.

 

동전 하나 놓아 줄까

망설이다 망설이다

그냥 지나가고

 

내내 무얼 잊어버린 듯...

집에 와서야

가슴이 비어 있음을 알았다

거지 아저씨의 손처럼.

 

마음 한 귀퉁이

잘라 주기가 어려운 걸

처음 알았다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는 늙지 마라 - 이생진  (0) 2022.05.24
뒷굽 -  (0) 2022.05.23
어느 밤의 누이 - 이수익  (0) 2022.05.23
그 창 - 양애경  (0) 2022.05.21
선물 - 나태주  (0) 2022.05.2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