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시

잡초는 - 김종태

by 최다원 2022. 7. 10.

잡초는 - 김종태



춥다 덥다 울지 않는다
배고프다 목마르다 조르지 않는다
못생겼다 가난하다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난초를 꿈꾸지 않는다
벌 나비를 바라지 않는다
태어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사는 것을 버거워하지 않는다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무도 탓하지 않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주어진 것만으로 억척으로 산다
버려진 곳 태어난 곳에서 모질게 버틴다
생명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
살기 위해 먹는 수단은 언제나 신성하다
뜯기고 밟히고 채이는 것은 존재의 숙명
살아 있다는 것은 은혜이고
죽는다는 것은 섭리이다
잡초는 결코 죽지 않는다
다만 섭리를 따를 뿐이다.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운 바다"//이생진  (0) 2022.07.11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0) 2022.07.11
발을 씻으며 - 김종목  (0) 2022.07.10
텃밭에서 - 이선화  (0) 2022.07.09
기도 - 차옥혜  (0) 2022.07.0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