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야 - 마종기
미련한 파도야
이 해변에 깔린 집채만한 바위들
밤낮 네 가슴으로 치고 울어보아야
하얀 피의 포말만 흩어질 뿐인데.
한 삼백 년은 지나고 나야
네 몸 굴리면서 간지럼 즐길
흰 모래사장이라도 되어줄 텐데.
그때가 되면 누가 너를 기억하겠니.
허리 구부린 채 혼자서 춤출래?
미련한 파도야, 세월 가는 것도 모르고
목마른 폭풍만 꿈꾸면 어쩔래?
긴 편지를 쓰고 지우고 다시 또 쓰는
멀리서도 쉬지 않는 파도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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