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실 화단에
메리골드꽃들이
가을을 노래하며 피어 있다
지나는 길손들이
눈길 한 번 더 주고
슬며시 미소를 남겨 두고 간다
그러나 어느손일까
자꾸 메리골드 꽃송이가 꺽인 채 고개를 떨구고 있다
너무나 아깝고 애처러워
스카치 테이프를 들고
깁스에 나섰다
몇번을 칭칭감아 힘을 받게 하고
떨군 고개를 들어 주었다
깁스안에서 수분을 올리고
혈액이 순환하기를 가슴속으로 빌면서
봉우리진 꽃들이 활짝 다 피운 다음
서리가 왔으면 좋겠다
아직도 봉우리는 몽글몽글한데
혹여 추워질까 걱정이 앞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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