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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나의 친구

by 최다원 2022. 11. 11.

나의친구 -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친구가 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고 눈을 마주치면 더욱 빠져드는 친구가 있습니다.
지난날의 언저리를 손가락으로 더듬으며
자랑스레 늘어놓아도 친근감이 발산되고
새롭게 남겨진 뜨거웠던 첫사랑이야기와 이루지 못한 꿈들을
그렁그렁한 눈으로 이야기할 때
저린 마음이 안타까운 친구가 있습니다.
하얀 눈이 소복소복 내려 포근히 쌓여가던 오후
구수한 모카골드 향처럼 먼저 생각나는 친구가 있습니다.
영하의 추위가 옷깃사이로 스미고
펄럭이는 나목의 몇 개 남은 잎들 사이로
겹쳐 떠오른 친구가 있습니다.
나의 친구는 매우단정하고 깔끔하며
불의를 보면 분연히 일어설 줄 알고
남을 먼저 배려하고 양보하며
긍휼의 마음들이 넓은 가슴 가득하여
어느 곳에든 넉넉한 손길을 지녔습니다.
이글거리지만 고요한 눈빛을 지닌 친구는 최상의 매너로
준수한 안면가득 미소를 띠며
덕으로의 온화한 음성을 지녔습니다.
나의친구는 멋을 아는 멋쟁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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