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벽시계의 침묵 - 노홍균
버려진 벽시계의 부러진 시침이
하늘을 가리키고 있다.
등짐이었던 시간의 떨쳐짐이
버림받은 아픔의 시간을 삼키는 중이다.
일생을 기대 살도록
납작하게 제작된 등 짝이며
똑딱똑딱, 똑딱똑딱.
타인의 음성으로 불러야 했던 사분 박 노래까지
훌훌 벗어 던지는 해방의 순간이다.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이 있다면
침묵하는 일이다.
오늘은 하늘을 향해서,
내일은 땅바닥을 향해서
침묵에도 침묵다운 침묵이 있다.
시간으로부터 해방을 위해
목 터지게 봉기할 수만은 없는
버려진 벽시계의 침묵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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