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너무 - 이남일
우리 너무 그리워하지 말자.
눈뜨면 아침 인사나 하고
틈틈이 때맞추어 전화하는 정도로
먼 여행길에서 돌아올 때면
가벼운 안부나 전하면서
너무 보고 싶었다는 말은 접어두자.
바쁜 시간 잠시 비워두었다면
사랑 가득한 메시지로
가슴 한번 두드려보는 정도로
혹 길에서 만난다면 요란하지 않고
조용히 미소를 건네거나
잠깐 손을 잡아주면 어떨까.
우리 너무 사랑하지 말자.
잠시 잊었던 시간들을 꼼꼼히 헤아리며
서로 미안해하지 말고
여전히 치우지 않은 책상 위의 일기와
늘 변함없는 사진 속 미소를 생각하며
담담하게 지난날
꿈속에서 그리던 그리움은 이제 잊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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