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을 들고 공부하던 회원들이
모두 돌아간 화실
어디선가 손가락 마디만한 거미 한마리가
화실 바닥을 슬금슬금 기어가고 있다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경계를 하는걸까
잠시 멈추었다 다시간다
얼른 거미를 손가락으로 집어
화단에 놓아주려 하니
순간 두려움에 거미는 죽은 채 하며
동그랗게 몸을 말고 있다
거미야
걱정말거라
햇볕도 있고 이슬도 있고 소슬바람도 있는 화단에
너를 보내 주어
더욱 아름다운 삶을 누리게 하련다
조금 후 화단을 다시보니
거미는 긴장을 풀고 어디론가 이미 사라졌다
안전한 곳에 이르러
벌렁거리는 가슴을 쓸어내렸으리라
텅빈 화단에 시선을 고정한 안도의 눈길을 거두며
거미야 어디서든 잘 살아가거라
그의 안녕을 기원해 주었다
DaWon 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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