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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뺄셈 - 김광규

by 최다원 2025. 9. 23.

뺄셈 - 김광규

 

 

 

덧셈은 끝났다

밥과 잠을 줄이고

뺄셈을 시작해야 한다

남은 것이라곤

때 묻은 문패와 해어진 옷가지

이것이 나의 모든 재산일까

돋보기안경을 코에 걸치고

아직도 옛날 서류를 뒤적거리고

낡은 사전을 들추어 보는 것은

품위 없는 짓

찾았다가 잃어버리고

만났다가 헤어지는 것 또한

부질없는 일

이제는 정물처럼 창가에 앉아

바깥의 저녁을 바라보면서

뺄셈을 한다

혹시 모자라지 않을까

그래도 무엇인가 남을까

 

 

시집 「좀팽이처럼」 2015.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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