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지 못해 미칠 것 같은 젊음 - 구본형
내가 만일 다시 젊음으로 되돌아간다면
겨우 시키는 일을 하며 늙지는 않을 것이니
아침에 일어나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어
천둥처럼 나 자신에게 놀라워하리라
신神은 깊은 곳에 나를 숨겨 두었으니
헤매며 나를 찾을 수 밖에
그러나 신도 들킬 때가 있어
신이 감추어 둔 나를 찾는 날 나는 승리하리라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이것이 가장 훌륭한 질문이니
하늘에 묻고 세상에 묻고
가슴에 물어 길을 찾으면
억지로 일하지 않을 자유를 평생 얻게 되나니
길이 보이거든 사자의 입속으로 머리를 처넣듯
용감하게 그 길로 돌진하며 의심을 깨뜨리고
길이 안 보이거든 조용히 주어진 일을 할뿐
신이 나를 어디로 데려다 놓든
그 곳이 바로 내가 있어야 할 곳
위대함은 무엇을 하느냐에 달린 것이 아니며
무엇을 하든 그것에 사랑을 쏟는 것이니
내 길을 찾기 전에 한참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천번의 헛된 시도를 하게 되더라도
천한 번의 용기로 맞서리니
그리하여 내 가슴의 땅 가장 단단한 곳에
기둥을 박아
평생 쓰러지지 않는 집을 짓고
지금 살아 있음에 눈물로 매 순간 감사하나니
이 떨림들이 고여 삶이 되는 것
아, 그때 나는 꿈을 이루게 되리니
인생은 시詩와 같은 것
낮에도 꿈을 꾸는 자는
시처럼 살게되리니
인생은
꿈으로 지어진 한 편의 시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버지 - 유동훈 (0) | 2022.04.06 |
---|---|
그래, 보따리를 싼다는 건 - 김연이 (0) | 2022.04.05 |
헌책, 말을 걸다 - 강보철 (0) | 2022.04.02 |
빈자리 - 나태주 (0) | 2022.04.02 |
바람이 전하는 말 - 최서림 (0) | 2022.03.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