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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미치지 못해 미칠 것 같은 젊음 - 구본형

by 최다원 2022. 4. 5.

미치지 못해 미칠 것 같은 젊음 - 구본형

 

 

 

내가 만일 다시 젊음으로 되돌아간다면

겨우 시키는 일을 하며 늙지는 않을 것이니

아침에 일어나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어

천둥처럼 나 자신에게 놀라워하리라

 

신神은 깊은 곳에 나를 숨겨 두었으니

헤매며 나를 찾을 수 밖에

그러나 신도 들킬 때가 있어

신이 감추어 둔 나를 찾는 날 나는 승리하리라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이것이 가장 훌륭한 질문이니

하늘에 묻고 세상에 묻고

가슴에 물어 길을 찾으면

억지로 일하지 않을 자유를 평생 얻게 되나니

 

길이 보이거든 사자의 입속으로 머리를 처넣듯

용감하게 그 길로 돌진하며 의심을 깨뜨리고

길이 안 보이거든 조용히 주어진 일을 할뿐

신이 나를 어디로 데려다 놓든

그 곳이 바로 내가 있어야 할 곳

 

위대함은 무엇을 하느냐에 달린 것이 아니며

무엇을 하든 그것에 사랑을 쏟는 것이니

내 길을 찾기 전에 한참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천번의 헛된 시도를 하게 되더라도

천한 번의 용기로 맞서리니

 

그리하여 내 가슴의 땅 가장 단단한 곳에

기둥을 박아 

평생 쓰러지지 않는 집을 짓고

지금 살아 있음에 눈물로 매 순간 감사하나니

이 떨림들이 고여 삶이 되는 것

 

아, 그때 나는 꿈을 이루게 되리니

인생은 시詩와 같은 것

낮에도 꿈을 꾸는 자는

시처럼 살게되리니

인생은

꿈으로 지어진 한 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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