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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비가 오신다 - 이대흠

by 최다원 2022. 5. 20.

비가 오신다 - 이대흠

 

 

 

서울이나 광주에서는

비가 온다는 말의 뜻을

알 수가 없다

비가 온다는 말은

장흥이나 강진 그도 아니면

구강포쯤 가야 이해가 된다

내리는 비야 내리는 비지만 비가

걸어서 오거나 달려오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어떨 때 비는 싸우러 오는 병사처럼

씩씩거리며 다가오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그 병사의 아내가

지아비를 전쟁터에 보내고 돌아서서

골목길에 걸어오는

그 터벅거림으로 온다

그리고 또 어떨 때는

새색시 기다리는 신랑처럼

풀 나무 입술이 보타 있을 때

산모퉁이에 얼비치는 진달래 치마로

멀미 나는 꽃내를 

몰고 오시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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