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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씨앗이라는 것 - 신현득

by 최다원 2022. 5. 17.

씨앗이라는 것 - 신현득

 

 

 

땅에 묻는다 해서

모두 싹트는 건 아냐.

스스로 제 껍질을

벗을 줄 알아야 해.

 

돌멩이도 싹은 트고 싶지만

안 된다구.

"이건 잎이 될 거다. 이쪽은 줄기다." 하고

제 모습을 알아야 하거든.

 

"누가 나를 보듬어 주네.

따스한 입김까지 오고 있네." 하고

손길의 고마움을 알아야 해.

 

이럴 때 이슬비가 속삭여 주는 거지.

"너는 싹틀 수 있다. 

내가 목마르지 않게 해 주마."

이 말을 알아듣는 귀가 있어야 해

그래서 작은 알갱이지만

씨앗이란 이름이 따로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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