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이라는 것 - 신현득
땅에 묻는다 해서
모두 싹트는 건 아냐.
스스로 제 껍질을
벗을 줄 알아야 해.
돌멩이도 싹은 트고 싶지만
안 된다구.
"이건 잎이 될 거다. 이쪽은 줄기다." 하고
제 모습을 알아야 하거든.
"누가 나를 보듬어 주네.
따스한 입김까지 오고 있네." 하고
손길의 고마움을 알아야 해.
이럴 때 이슬비가 속삭여 주는 거지.
"너는 싹틀 수 있다.
내가 목마르지 않게 해 주마."
이 말을 알아듣는 귀가 있어야 해
그래서 작은 알갱이지만
씨앗이란 이름이 따로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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