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작가 전시가
김천에서 열렸다
도시는 잘 정비되고
깔끔했으며
온통 가을이 내려와 차지하고 있었다
살며시 불어온 바람도
국화꽃 입술여는 소리도
단풍잎 물드는 소리도
연잎 시드는 소리도
오케스트라의 화음으로 전시장을 애워싸고
굳건한 소나무의 피톤치드 향들이
발효되던 김천 문화예술회관
약 200여 작품들이 뽀얀표정으로 관람자를 맞았다
직지사의 낭낭한 독경소리도
가늘가늘 냇물따라 흐르고
스님들의 발걸음이 종종대던 저녁나절
사명대사 승군들의 함성소리가 들려오고
청운사를 애워산 산들이 침묵으로 수행하고 있었다
서쪽하늘을 붉게 태우며
태양은 서산을 넘고
산꿩들의 외마디가 골짜기를 채웠다
저녁만찬을 즐기며 목을 넘긴 알코올이 혈관을 따라 가고
한 사람씩 붓을 들고 휘호를 즐길즈음
달님도 별님도 가던길을 멈추고
휘호의 운필을 관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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