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 양해선
아직도 지우지 못한 허물은
덕지덕지 묻어 있는데
대충 이쯤에서
하얀 눈으로 덮어 버리는 것이,
비는
가슴이 시리도록 서글펐다
싸락눈으로 굳어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씻어 내려고
이른 아침부터 서둘렀는데
해질 무렵 매서운 바람이 흩뜨리고
이제는 어둠 속에 묻혀 버리는 것을,
비는
차마 끄지 못하는 가로등 밝히고
가슴 골골이 서린 미련을
밤새워 헹구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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