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서 - 정성철
그립더란다
미치게도 그립더란다
곱디 고와서
지랄맞게 이쁜 단풍지던 날도,
멍들게도 시퍼렇던 가슴
잘났다고 꺼내놓고
결국엔 토악질로 끝낼 소주
맞대작 하던 날도
그리워서는 미치겠더란다
듣자하니
침묵하는 것이 사랑이라는데
곧 죽어도 말로는 아니하는 그것이
사랑이라는데
살아보니 사랑보다
백배는 아름다운 것이 사랑이라도
사랑하면 사랑은 그리워만지고
새삼 그리워서 다잡은 사랑은
그것이 아니라는데
이 좋은 세상
살아도 살아도
그리워서는 못살겠더란다
첫 눈 오는 날
그 위에 그 이름을 써놓고
다시 그 위에 소주를 붓고
절룩이며 돌아오다가도
더는 그리워서
살지는 못하겠더란다
머리만 긴다
말 못하니 머리만 긴다
못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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