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고 투명한 - 나희덕
새는 바위에 앉아 있다
날개보다 무거운 것은 없다는 듯이
날아오르라고,
어서 날아오르라고,
외치는 동안 나는 점점 무거워지고
새는 점점 투명해진다
내가 너무 무거워서 투명해진 새는
며칠째 바위에 앉아 있다
누가 새를 점화시켜 줄 것인가
부싯돌처럼
바위를 쪼개며 날아오르기를 기다리는데
새는 미동도 없다
아니다,
새는 날고 있다
날개가 있다는 것조차 잊은 채
발톱으로 바위를 움켜쥔 채
새는 날고 있다
내 어두운 뼛속의 먼 하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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