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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아름다움에 대하여 - 소정희

by 최다원 2026. 3. 25.

아름다움에 대하여 - 소정희

 

 

 

아름답다는 것을

목욕탕에서 만난 어느 할머니의

앙상한 발에서 느낀 적이 있다

한쪽 팔이 마비된 할머니의 발

하얀 살결에

검푸르게 뻗은 핏줄이

늦가을 서리맞은 풀밭,

벌레가 파먹은 나뭇잎 한 잎처럼

실핏줄 터져 버린 삶의 훈장같이 느껴져

진실로 발 쪽을 얼굴로 생각해서

입맞춤해드리고 싶었다

뽀얀 젖가슴 사이로

아이의 웃음이 흐르는 듯해서

할머니 등에 내 손을 얹고

쓰다듬듯이

아이의 얼굴을 씻겨주듯이

살살 문질러 드렸다

 

작고 가지런한

꽃송이 같은 할머니의 발

실상은 얼마나 애처로운 모습인가

어느 삶 자락에서 뼈마디가 눅진해진

인생이 몽땅 진이 되어

고추 대처럼 말라버린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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