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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양파를 캐며 - 전소영

by 최다원 2024. 1. 24.

양파를 캐며 - 전소영



맵게 살겠다고 다짐한 마음들
쌓이고 쌓여 둥근 집을 이루고 있다
칼로 밑동 자르고 벗겨진 껍질을 보면
가슴에 묻혀있는 네 모습이 떠오른다

황토밭 두렁에 걸터앉아
가만히 들여다보면
흙속에 묻어둔 나의 속내가
얇게 얇게 벗겨진다

그리움은 흙속에서도 뿌리로 자라나고
하늘로 자라 오르던 무성한 잎을 잡고
밑동까지 자르면
알싸한 눈물이 고인다
묻어둔 마음 겹겹dl 쌓여있다

하늘이 저문 문을 닫을 때면
그리움도 매운 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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